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3
2부 http://www.밤킹.com/332636
맞아. 5.16쿠데타가 일어난거야. 세상이 다시 한번 뒤집어진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외할머니가 얘기하실때 '5.16혁명'이라고 말하시길래
내가 곧바로 "5.16쿠데타 아니에요 할머니?"
라고 말하니까 아 그래.. 쿠데타.. 그래 쿠데타였지.. 이러시더라.
아무튼 급변의 세태는 평가주체를 제외한 모든것이 평가의 객체가 되게끔 하였고 우리 집안도 예외는 아니었어.
큰 증조부가 재재재평가가 된거야.
어떻게 됬냐고? 이건 사실 우리 집안만 고꾸라진게 아니지.
선출직 공무원의 99%가 나가리되고 그 자리를 중앙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이 차지했으니까..
난 박정희라는 사람에겐 빛과 어둠이 다 존재한다고 보고
작금의 교육상태를 보면 사람들이 빛보단 어둠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점에 대해선 찬성이야.
지도자에게 희미한 빛만이 있을지언정 국민에게 어두운 구석을 보여주어선 안된다고 생각하거든.
이러한 사람이 다시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나오면 안될것이고 그래서 현재의 교육방향이 맞다고 봐.
어쨋든 친할아버지는 군수로 선출된지 1년도 채 안되서 물러나게 되었어.
아울러 우리 집안은 다시 시뻘건 빨갱이 집안이 되었고..
그리고 이러한 혼돈의 시기에 나의 아버지가 태어났어.
군수직에서 물러난 친할아버지가 어떻게 됬냐고?
뭐 따로 정치보복을 당하거나 그런건 아니야. 다만 당신께선 한없는 절망에 빠지고 말았지.
요새 아무리 노오오오력해도 금수저 못이긴다고들하잖아?
낙인에 의한 넘을수없는 벽 때문에 당신께서 아무리 애써봐도 무너진 가문의 유산을 결코 일으켜 세울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몇년간 술에 빠져 절망적인 나날을 보냈어.
그리고 내 아버지가 5살이 되던 해, 당신께선 돌아올수 없는 길을 건너셨어.
나는 물론이고 아버지도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 아버지의 형,
그러니까 큰아버지도 그 당시 7살이었는데 단편적인 기억만 가지고 있고..
아버지는 지갑에 항상 친할아버지의 몇 안되는 사진을 갖고 계셨는데 옛날 흑백사진들 보면 사람들이 뭔가 비장해보이잖아?
내가 방금 그 사진을 봤을때 뭐랄까.. 내가 뭔가를 꼭 이루어내겠다라는 각오가 눈빛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어.
할아버지가 운명하신 후 친할머니는 지금의 김해로 가서 홀로 농사를 짓고 삮바느질을 하며 아버지와 큰아버지를 키웠어.
아버지가 그때 당시 가장 먹고싶었던게 '라면'이었어.
지금은 건강상 어머니가 못먹게 하지만 어쩌다 아버지랑 주말에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나면 아버지는 항상 거기서 라면을 드셔.
큰 증조부와 작은 증조부는 어떻게 됬냐고? 친할아버지가 운명을 달리하신 후 두분은 낙담하고 강원도 산으로 들어가버려.
자세한건 모르지만 "나는 자연인이다" 뭐 그런거 아닐까싶어.
참 고통스러운 시절이었어.
박정희가 4공화국까지 10년넘게 해먹고 정확히 그 기간만큼 우리 집안도 고통을 겪었으니까.
다른 집안사람들은 어떻게 됬냐고?
x도 없었어. 서슬퍼런 유신체제하에서 빨갱이낙인은 불가촉천민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다행인건 이런 와중에도 친할머니의 교육열은 남달랐고 큰아버지와 아버지 두분다 공부를 잘했어.
두분다 학교를 갈때 버스비가 아까워서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산을 넘어서 8시에 학교를 도착하면
산 넘느라 꺼진배를 싸온 도시락으로 채우고 점심은 친구들에게 얻어먹거나 수돗물... 어디서 몇번 본 클리세라고? 나도그래.
다만 내 아버지도 그랬을줄은 몰랐을 뿐. 아버지 종아리는 지금봐도 정확히 내꺼 3배..ㄷㄷ
친할머니는 당신의 노고와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형편이 조금 나아지고 부산으로 이사를 갔어.
그리고 큰아버지와 아버지는 두분 다 부산에서 유명한 실업계고등학교(이름은모르겠어)에 진학하셨고..
그 당시땐 공부잘하면 실업계갔나봐.
아버지는 고등학생이 되고 머리가 조금 커지자 본인의 상황과 처지에 의문을 가지게 됬어.
그리고 이제껏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친할머니 및 친척들에게 듣고는 굉장히 분노하셨어.
그 당시 아버지나 큰아버지는 가문을 다시 한번 일으켜세운다 뭐 이런 거창한 생각까진 아니더라도,
지금보단 훨씬 더 나은 인생을 개척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는데
앞서 말했듯이 우리 집안은 빨갱이 집안이었어.
이게 무슨 뜻인지는 다 알거야. 딱 먹고 살만큼까지만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거지.
이러한 암담하고 비참한 현실와중에 아버지, 넘어서 우리 가문이 다시 한번 일대 변환을 맞이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됬어.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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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15.11.27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1 |
2 | 2015.11.27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2 |
3 | 2015.11.28 | 현재글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3 (7) |
4 | 2015.11.29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4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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